나이가 들고 회사에 다닌 시간이 켜켜이 싸여가면서 몇 해 전 부터 나는 회사 흉을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. 내 회사의 이름은 국제방송교류재단, 사람들이 흔히 아리랑 TV라 부르는 곳이다. 나는 지난 15년간 이곳에서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PD이다. 지난 15년의 시간 안에서 회사와 나를 분리하기는 쉽지 않다.어릴 적엔 회사 흉을 참 많이 봤더랬다. 월급이 적었고, 예산은 항상 부족했다. 비정상적인 주무부처 구조와 예산구조, 법제화 문제, 낙하산 사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정권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 등 동료·...